- 가시는 아무짝에도 쓸모 없는 거야. 꽃들이 괜히 심술을 부리는 거지.

 

잠깐 동안 아무 말이 없다가 어린왕자는 원망스럽다는 듯 나에게 톡 쏘아붙였다.

 

- 그렇지 않을 거야. 꽃들은 약하잖아, 순진하고. 꽃들은 있는 힘을 다해 자신을 지키는 거야. 가시가 무서운 무기가 되는 줄로 믿는 거야..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때 나는 '이놈의 볼트가 계속 말썽이면 망치로 두들겨서 튀어나오게 해야지.'하고 생각했다. 어린왕자가 생각을 다시 내 생각을 어지럽혔다.

 

- 그럼 아저씨는 정말로 꽃들이..

 

- 아냐! 아니라고! 난 아무것도 믿지 않아. 난 생각나는 대로 대답했을 뿐이야. 보라구... 난 지금 더 중요한 일 때문에 굉장히 바쁘단 말이야.

 

- 아저씨는 어른들처럼 말하고 있잖아!

 

그 말에 나는 조금 부끄러워졌다.

 

 

- 수백만 개의 별들 중에 단 하나밖에 없는 꽃을 사랑하고 있는 사람은 그 별을 바라보기만 해도 충분히 행복해질거야. 


'내 꽃이 저 별 어딘가에 있겠지...'하면서 말이야. 그런데 양이 그 꽃을 먹어 버린다면 그에게는 갑자기 모든 별들이 사라져 버리게 될 거야..


그런데도 중요하지 않다는 거야!

 

그는 더이상 말을 잇지 못하고 흐느껴울기 시작했다. 


밤이 내린 뒤였다.

 

 

- 그때 난 아무것도 이해하지 못했어! 그 꽃이 하는 말이 아니라 행동을 보고 판단했어야 했어. 

그 꽃은 나에게 향기를 풍겨주고 내 마음을 환하게 해주었어. 도망치지 말았어야 했어..

 그 허영심 뒤에 애정이 숨어있다는 것을 눈치 챘어야 했는데, 꽃들이란 모순덩어리거든! 

하지만 난 너무 어려서 그 꽃을 사랑할 줄을 몰랐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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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os Mi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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